“변화는 밖에서 안으로 일어납니다. 안에서 밖으로가 아니라요.” 런던비즈니스스쿨 조직행동 교수 허미니아 이바라가 저서 『Act Like a Leader, Think Like a Leade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프레스, 2015)와 여러 공개 강연에서 되풀이해 온 문장입니다. 리더십 교육의 표준 순서는 대개 진단과 성찰로 시작합니다. 나를 먼저 알고, 그다음에 행동을 바꾼다는 것이죠. 이바라는 이 순서가 거꾸로라고 말합니다. 그가 십수 년간 임원 교육 현장에서 관찰한 것은, 생각이 행동을 바꾼 것이 아니라 낯선 행동이 먼저 있었고 생각은 그 뒤를 따라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가 제시한 세 개의 레버, 즉 일을 다시 정의하고, 네트워크를 넓히고, 자기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방법을 HR 실무의 언어로 옮긴 것입니다.
매일 두 시간의 성찰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이유
책의 1장은 서른다섯 살 야곱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유럽 중견 식품 제조사의 생산 관리자입니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저는 소방대 같습니다.” 한 사모 투자자가 회사를 인수한 뒤 그의 책임 범위는 공장 한 곳에서 두 곳으로 늘었습니다. 두 번째 공장은 그가 이제껏 맡아 본 어떤 공장보다 두 배 컸고 위치도 달랐습니다. 그런데 직함은 그대로였습니다. 회사가 그에게 기대하는 것은 이미 달라져 있었습니다. 설비를 잘 돌리는 사람이 아니라, 향후 2년간 필요한 설비 투자를 판단하고 그 계획에 다른 부문 임원들을 끌어들이는 사람이 되어야 했습니다.
야곱도 그것을 모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해법이 매일 두 시간의 조용한 사고 시간이었습니다. 사무실 문을 닫고 앉아 큰 그림을 그려 보려 한 것이죠. 결과는 매번 같았습니다. 두 시간은 늘 새로 터진 문제에 잘려 나갔고, 그는 다시 현장으로 불려 갔습니다. 이바라가 지적하는 대목은 시간 관리의 실패가 아닙니다. 애초에 그의 사무실이 공장 바닥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필요로 한 관점은 그 방 안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공장 밖에, 다른 부문 동료들 사이에, 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는 사람들 사이에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HR 담당자에게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리더십 파이프라인 진단을 돌리고, 결과지를 받아 든 팀장에게 “전략적 사고를 키우세요”라고 피드백하는 순간이 정확히 여기에 해당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과 실제로 그것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이바라는 씁니다. 야곱에게 부족했던 것은 자기 인식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인사이트가 아니라 아웃사이트
이바라는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아웃사이트(outsight)라는 개념을 만듭니다. 인사이트가 내부에서 길어 올리는 것이라면, 아웃사이트는 바깥에서 들어오는 것입니다. 책의 표 1-1은 둘을 이렇게 대비합니다. 인사이트는 내부 지식, 과거 경험, 생각으로 이루어집니다. 아웃사이트는 외부 지식, 새로운 경험, 행동으로 이루어집니다.
“변화의 역설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유일한 길이 습관적 사고가 우리를 막고 있는 바로 그 일을 해 보는 것이라는 점이다.”
원문: “The paradox of change is that the only way to alter the way we think is by doing the very things our habitual thinking keeps us from doing.”
Herminia Ibarra (2015), 『Act Like a Leader, Think Like a Leader』 1장
왜 순서가 이렇게 뒤집혀야 할까요. 이바라의 설명은 정체성의 작동 방식에 근거합니다. 우리가 전문 영역 밖에서 기여하거나, 흩어진 사람과 자원을 하나의 목표로 연결하면, 주변 사람들이 그 행동을 리더의 행동으로 인식하고 그렇게 반응합니다. 이 사회적 인정이 반복되면 심리학자들이 리더 정체성의 내재화라고 부르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스스로를 리더로 보게 되고, 그렇게 행동할 기회를 더 많이 잡게 되며, 조직은 더 큰 역할을 맡깁니다. 그리고 그 순환이 계속됩니다. 반대로 자기 성찰만 반복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바라의 표현을 빌리면, 과도한 성찰은 우리를 과거에 붙들어 매고 눈가리개를 키웁니다. 우리를 가장 좁은 칸에 밀어 넣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못 박습니다. 리더로서의 당신은 개발 여정의 출발점이 아니라 학습의 결과물이라고, 진짜 자아는 캐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하는 일에서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이죠. 진단 도구를 다루는 입장에서 이 문장은 도구 무용론으로 읽히기 쉽지만, 정확히는 배치 순서의 문제입니다. 진단은 여정의 시작점이 아니라 실험의 피드백 장치라는 뜻입니다.
승진 없이 역할만 커지는 시대
이바라는 당시 재직하던 인시아드(INSEAD)의 임원 프로그램 동문 173명을 대상으로 2013년 10월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결과 가운데 HR 담당자가 가장 눈여겨볼 숫자는 47퍼센트입니다. 자신에게 기대되는 일이 크게 달라졌다고 답한 사람들 중에서, 설문 직전 2년 사이에 실제로 승진한 사람의 비율입니다. 나머지 절반 이상은 같은 자리, 같은 직함을 유지한 채로 훨씬 큰 리더십 역할을 요구받고 있었습니다. 이바라는 이것을 각자도생 전환(do-it-yourself transition)이라고 부릅니다. 공식적인 인정도, 안내도 없이 혼자 알아서 올라서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같은 설문에서 79퍼센트가 “지금까지 당신을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이 앞으로도 통하지는 않는다”는 명제에 동의했습니다. 문제는 인식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대부분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바뀌지 않는 이유를 보여 주는 숫자가 그다음입니다. 같은 응답자의 57퍼센트가 “일상적이고 운영적인 업무가 내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에 어느 정도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별개라는 이바라의 지적이 데이터로 확인되는 지점입니다.
이들이 꼽은 리더십 효과성의 핵심 역량 목록도 시사적입니다. 조직 단위와 기능을 넘나드는 협업이 97퍼센트로 1위, 타인을 동기부여하고 고무하는 능력이 92퍼센트로 2위, 자기 아이디어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능력이 90퍼센트,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이 86퍼센트, 불확실하고 모호한 조건에서 의사결정하는 능력과 권한 없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능력이 각각 85퍼센트였습니다. 여섯 항목 모두 혼자 방에 앉아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부 조직 바깥의 사람과 부딪히는 과정에서만 길러집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받았을까요. 설문에서 상사나 전임자의 조언과 피드백은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56퍼센트로 4위에 그쳤습니다. 커리어를 챙겨 주는 멘토나 스폰서가 있다는 문항에 매우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10퍼센트뿐이었습니다. 한 가지 단서를 달아야 합니다. 이 설문의 응답자는 모두 임원 교육 프로그램 참가 경험자이기 때문에, 외부 교육의 유용성 응답이 높게 나오는 것은 표본의 자기 선택 효과를 감안해 읽어야 합니다. 그러나 상사와 사내 조직이 전환기의 주된 지원원이 아니었다는 부분은, 사내 육성 체계를 설계하는 입장에서 뼈아프게 볼 만한 결과입니다.
레버 1. 일을 다시 정의한다
아웃사이트는 세 개의 다리로 서 있는 삼각대라고 이바라는 설명합니다. 어느 한 다리를 빼면 구조 전체가 무너집니다. 첫 번째 다리는 무슨 일을 하느냐입니다. 야곱에게 필요했던 첫 조치는 사무실에서 두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배분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공장 운영을 개선하는 데 쏟던 시간을 줄이고, 회사가 놓인 새로운 환경을 이해하는 데, 그리고 기능 부문 동료들과 공유된 전략적 그림을 만드는 데 쓰는 것이었습니다.
이바라가 제시하는 구체적 행동은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자기 그룹과 회사 바깥의 환경에 민감해지는 활동에 우선순위를 둡니다. 고객사 방문, 산업 컨퍼런스, 경쟁사 분석처럼 당장의 실적과 직결되지 않는 일입니다. 둘째, 자신의 주 전문 영역 밖에 있는 프로젝트 기회를 잡습니다. 셋째, 기여의 범위를 안에서 밖으로 넓힙니다. 넷째, 빡빡한 일정에 의도적으로 여유를 남깁니다. 여유가 없으면 새로운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 조직에서 이 레버가 특히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팀장 승진의 근거가 대개 그 팀의 실무 최고 숙련도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잘하는 사람이 팀장이 되고, 팀장이 된 뒤에도 가장 잘하는 일을 계속합니다. 성과가 그렇게 나오니 조직도 말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방식이 통하는 구간이 생각보다 짧다는 것입니다. 이바라의 표현대로 지금의 성공을 만든 바로 그 방식이 다음 단계의 성공을 막습니다. HR이 개입할 지점은 여기입니다. 팀장의 시간표에서 실무 비중을 강제로 덜어 내는 구조적 조치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리더십 교육도 복귀 첫날 사라집니다.
레버 2. 네트워크를 옆과 밖으로 넓힌다
두 번째 다리는 누구와 일하느냐입니다. 이바라는 하버드대학교의 로널드 하이페츠가 쓴 비유를 인용합니다. 무도회장 바닥에서 춤을 추는 대신 발코니로 올라가 전체를 내려다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장 바닥에서는 전략적 예지력이 자라지 않습니다.
야곱에게도 관계망은 있었습니다. 다만 그 관계망이 전부 내부의 운영 네트워크였습니다. 이바라와 마크 헌터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07년 1월호에 쓴 「How Leaders Create and Use Networks」는 관리자의 네트워크를 세 종류로 구분합니다. 운영 네트워크는 지금 맡은 업무를 조율하고 협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직속 상하 관계와 부서 내 동료, 프로젝트를 막거나 밀어 줄 수 있는 내부 인물, 공급사와 고객 같은 핵심 외부인으로 구성됩니다. 개인 네트워크는 회사 밖에서 공통점을 매개로 자발적으로 맺어지는 관계이며, 그 힘은 필요한 정보를 가진 먼 사람에게 최소한의 단계로 닿게 해 주는 소개 가능성에 있습니다. 전략 네트워크는 미래의 우선순위와 도전 과제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내부와 외부를 잇는 지렛대 역할을 합니다.
이 논문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헨릭 발머는 인수된 화장품 회사의 생산 관리자이자 이사회 멤버였습니다. 그는 네트워킹을 낯선 사람들과 호의를 주고받는 불쾌한 일 정도로 여겼습니다. 그러다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인수 안건이 이사회에 올라오는 것을 보고서야 자기가 논의의 바깥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교류와 상호작용은 진짜 업무에서 벗어난 곁길이 아니라, 관리자의 새로운 역할 그 자체의 핵심이다.”
Herminia Ibarra (2015), 『Act Like a Leader, Think Like a Leader』 1장 요지
많은 관리자가 전략적으로 사고하라는 요구를 분석의 과제로 받아들입니다. 자료를 더 보고 더 깊이 생각하면 된다고 여기는 것이죠. 이바라는 그것이 관계의 과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놓치는 것이 핵심 오류라고 지적합니다. 내 기여가 전체 그림에서 어디에 놓이는지, 내 아이디어를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어떤 흐름이 다가오는지는 통제권 밖에 있는 사람들과의 수평적 관계에서만 알 수 있습니다. 무엇을 위임하고, 무엇을 무시하고, 무엇에 직접 매달릴지를 판단하는 기준도 거기서 나옵니다.
레버 3. 자기 자신을 가지고 논다
세 번째 다리는 자기 자신입니다. 이바라가 이것을 마지막에 두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고 새로운 정보가 들어온 뒤에야 자기를 다시 생각하는 일이 생산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설문에서 응답자의 50퍼센트가 “내 리더십 스타일이 때때로 내 성공을 가로막는다”는 문항에 어느 정도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절반이 문제를 자각하고 있다는 뜻인데, 자각이 곧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이 레버의 핵심입니다.
이바라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5년 1~2월호에 쓴 「진정성의 역설(The Authenticity Paradox)」은 그 이유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그는 진정성이 리더십의 금과옥조가 되었지만, 그것을 단순하게 이해하면 오히려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합니다. 세 가지 상황에서 이 역설이 터집니다. 낯선 역할을 맡아 지휘를 시작할 때, 자기 아이디어와 자기 자신을 팔아야 할 때, 그리고 부정적 피드백을 처리할 때입니다.
첫 번째 상황의 사례가 신시아입니다. 의료 기관의 총괄 관리자로 승진하면서 직속 부하가 열 배로 늘었습니다. 투명하고 협력적인 리더십을 신봉하던 그는 새 구성원들 앞에서 속마음을 그대로 열었습니다. 이 일을 하고 싶지만 두렵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죠.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확신을 갖고 지휘해 줄 리더를 원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었습니다. 몇 년 뒤 그는 이바라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진정성이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당신을 빛에 비춰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신시아의 발언, Herminia Ibarra (2015), 「The Authenticity Paradox」, Harvard Business Review
두 번째 상황의 사례는 조지입니다. 명령 체계가 분명하고 합의로 결정하던 말레이시아 자동차 부품 회사의 임원이었는데, 매트릭스 구조를 가진 네덜란드 다국적 기업이 회사를 인수합니다. 그가 마주한 동료들은 의사결정을 가장 잘 논증된 아이디어를 겨루는 자유 경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360도 피드백 자리에서 상사는 그에게 자기 아이디어와 성과를 더 공격적으로 팔라고 말합니다. 조지는 실패자가 되거나 가짜가 되거나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세 번째 상황에는 운송회사 시니어 매니저 앤이 있습니다. 매출을 두 배로 올리고 핵심 프로세스를 재설계했지만, 상사는 그를 영감을 주는 리더로 보지 않았습니다. 모기업 이사회 의장은 그의 세부 지향적 화법에 답답해하며 비전을 이야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앤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자신에게 그것은 조작이며, 스토리텔링을 할 줄 알지만 사람들의 감정을 가지고 놀기는 거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이바라는 미네소타대학교 심리학자 마크 스나이더의 자기 감시(self-monitoring) 개념을 끌어옵니다. 높은 자기 감시자, 그가 카멜레온이라 부르는 유형은 상황의 요구에 맞춰 자기를 조정하면서도 가짜라는 느낌을 받지 않습니다. 반대로 낮은 자기 감시자, 즉 진솔형은 상황이 요구하는 것과 어긋나더라도 자기가 진짜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표현합니다. 이바라가 투자은행가와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분석 업무에서 고객 자문과 신규 수주로 역할이 옮겨 간 사람들 대부분은 무능하고 불안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중 카멜레온들은 성공한 선배 리더들의 스타일과 전술을 의식적으로 빌려 왔습니다. 회의에서 농담으로 긴장을 푸는 법, 고압적이지 않게 의견을 형성하는 법을 모방으로 익힌 것입니다. 이바라의 표현대로 자기에게 맞는 방식을 찾을 때까지 흉내를 냈습니다.
결과는 두 갈래로 갈렸습니다. 카멜레온들은 진솔형보다 훨씬 빨리 진짜이면서도 더 능숙한 스타일에 도달했습니다. 반면 진솔형들은 기술적 숙련을 증명하는 데만 계속 매달렸습니다. 이들은 자기 상사들이 말만 많고 내용은 없다고 판단해 롤모델로 삼을 만하지 않다고 결론지었고, 완벽한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모방은 가짜처럼 느껴졌습니다. 더 뼈아픈 것은 그다음입니다. 상사들은 그 적응 실패를 노력과 투자의 부족으로 해석했고, 카멜레온들에게 준 만큼의 코칭과 멘토링을 진솔형들에게는 주지 않았습니다. 흉내를 내지 않은 대가가 학습 기회의 축소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이바라의 처방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럿에게서 배웁니다. 그는 극작가 윌슨 미즈너의 말을 인용합니다. 한 사람을 베끼면 표절이지만 여러 사람을 베끼면 리서치라는 것이죠. 완벽한 롤모델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여러 사람에게서 쓸 만한 조각을 골라 가져오라는 뜻입니다. 둘째, 성과 목표만이 아니라 학습 목표를 세웁니다. 스탠퍼드의 캐럴 드웩이 보여 준 것처럼 성과에만 집중하면 학습을 위한 위험 감수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학습 목표를 세우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해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정체성을 실험하면서도 사기꾼이 된 기분에 빠지지 않습니다. 셋째, 자기 서사를 고쳐 씁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심리학자 댄 맥아담스는 정체성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선택적으로 전유해 만들어 낸, 내면화되고 진화하는 이야기라고 정의합니다. 이바라의 조언은 간명합니다. 자기 이야기를 믿되, 이력서를 고치듯 계속 고쳐 쓰라는 것입니다.
이 세 번째 레버가 왜 마지막인지 다시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앞의 두 레버 없이 자기 서사만 고쳐 쓰면 그것은 다시 성찰의 반복이 됩니다. 새로운 일과 새로운 사람이 만들어 낸 낯선 경험이 재료로 들어와야, 자기 이야기를 고쳐 쓸 근거가 생깁니다.
HR 담당자를 위한 시사점
- 리더십 개발의 순서를 뒤집으십시오: 진단과 성찰로 시작해 행동 계획으로 끝나는 설계는 야곱의 두 시간과 같은 운명을 맞습니다. 낯선 과제 배치를 먼저 하고, 진단은 그 경험을 해석하는 피드백 장치로 뒤에 붙이는 편이 아웃사이트 원리에 맞습니다.
- 각자도생 전환을 공식적으로 식별하십시오: 직함은 그대로인데 기대 역할이 커진 사람이 조직 안에 반드시 있습니다. 승진자 명단이 아니라 역할 변화 기준으로 대상자를 뽑아야,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이 갑니다.
- 교차 기능 배치를 육성 수단으로 쓰십시오: 응답자들이 1순위 역량으로 꼽은 것은 조직 단위와 기능을 넘나드는 협업이었습니다. 이 역량은 강의로 자라지 않습니다. 소속 부문 밖 프로젝트에 실제로 배치될 때만 자랍니다.
- 팀장의 시간표에서 실무를 덜어 내십시오: 운영 업무가 시간을 잠식한다는 응답이 57퍼센트였습니다. 개인의 결심에 맡길 문제가 아니라 업무 재배분이라는 구조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 진정성이라는 말이 회피의 알리바이가 되지 않게 하십시오: “그건 제 스타일이 아닙니다”라는 말이 나오면, 스타일 논쟁 대신 학습 목표로 바꿔 주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영원히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석 달만 실험해 보자는 제안이 저항을 크게 낮춥니다.
- 롤모델은 한 명이 아니라 목록으로 제시하십시오: 완벽한 상사가 없어 모방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코칭에서도 밀려납니다.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서너 명을 함께 제시하면 부분 모방의 문턱이 낮아집니다.
참고 자료
- Herminia Ibarra, 『Act Like a Leader, Think Like a Leader』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5) 소개 페이지
- 같은 책 1장 「The Outsight Principle」 공개 발췌본 (Global Peter Drucker Forum 자료, PDF)
- Herminia Ibarra, 「The Authenticity Paradox」, Harvard Business Review, 2015년 1~2월호
- Herminia Ibarra & Mark Hunter, 「How Leaders Create and Use Networks」, Harvard Business Review, 2007년 1월호
- 강연 영상: Herminia Ibarra, 「Act Like a Leader, Think Like a Leader」 (London Business Forum)
- London Business School 교수 프로필: Herminia Ibar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