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게임의 리더십 — 사이먼 시넥이 말하는 '이기려는 경영'의 함정과 5가지 실천

Leadership
2026.5.29

"이번 분기에 경쟁사를 이겼는가?" 많은 조직이 이 질문으로 한 해를 평가합니다. 그러나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은 2019년 저서 『The Infinite Game(무한 게임)』에서, 바로 그 '이기려는' 사고방식이 끝나지 않는 경쟁의 장에서 조직을 서서히 무너뜨린다고 경고합니다. 경영은 결승선이 있는 시합이 아니라, 결승선 자체가 없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

시넥은 철학자 제임스 카스(James P. Carse)의 개념을 빌려 세상의 게임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유한 게임(finite game)은 야구나 체스처럼 정해진 규칙, 알려진 참가자, 명확한 종료 시점과 승자가 있습니다. 반면 무한 게임(infinite game)은 참가자가 계속 바뀌고, 규칙도 변하며,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계속 플레이하는 것'입니다. 비즈니스·커리어·정치·교육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끝이 없는 게임에서 누군가 "우리가 이겼다"고 선언하는 순간, 그는 게임의 본질을 오해한 것입니다.

문제는 무한 게임을 유한 게임의 사고로 플레이할 때 생깁니다. 분기 실적, 시장 점유율, 주가 같은 '임의의 지표를 임의의 기간' 안에 채우는 데 몰두하면, 시넥이 지목하는 세 가지가 예외 없이 무너집니다. 신뢰, 협력, 그리고 혁신입니다. 단기 숫자를 맞추려 인력을 줄이고 R&D를 깎으면 그 분기는 빛나 보이지만, 게임을 이어 갈 체력은 깎여 나갑니다. 비디오 대여 1위였던 블록버스터가 연체료 수익을 지키는 데 골몰하다 넷플릭스에 자리를 내준 것이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무한 게임의 관점에서 비즈니스에는 승자와 패자가 없다. 다만 계속할 의지(will)와 열망(desire), 자원(resources)이 바닥난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빠져나갈 뿐이다."
— Simon Sinek (2019), 『The Infinite Game』
사이먼 시넥의 무한 게임 5가지 실천(대의명분·신뢰하는 팀·가치 있는 경쟁자·실존적 유연성·이끄는 용기)을 무한대 기호 둘레에 배치한 인포그래픽
무한 게임 사고를 떠받치는 5가지 실천 — 대의명분을 중심으로 신뢰·경쟁자·유연성·용기가 순환합니다.

무한 게임을 위한 5가지 실천

그렇다면 '계속 플레이하는' 조직은 무엇을 다르게 할까요. 시넥은 다섯 가지 실천을 제시합니다.

① 대의명분을 세운다(Just Cause).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너무도 매력적이어서 사람들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게 만드는 미래상입니다. 무언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지향'하고, 포용적이며, 타인을 위한 봉사 지향적이고, 시대 변화에도 견디는 회복력을 갖춰야 합니다.

② 신뢰하는 팀을 만든다(Trusting Teams). 구성원이 약점을 드러내고, 실수를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해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환경입니다. 심리적 안전이 없으면 직원들은 문제를 숨기고, 숨겨진 문제는 곪아 터집니다.

③ 가치 있는 경쟁자를 둔다(Worthy Rivals). 경쟁자를 '꺾을 대상'이 아니라 '나의 약점을 비추는 거울'로 삼습니다. 이기는 데 집착하는 대신 그들에게서 배우며 끊임없이 자신을 개선합니다.

④ 실존적 유연성을 갖춘다(Existential Flexibility). 대의명분을 더 잘 좇기 위해서라면 기존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2014년 미국 약국 체인 CVS는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돕는다'는 명분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연 약 20억 달러 매출을 포기하고 전 매장에서 담배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손실이었지만 건강 지향 파트너십과 신뢰를 얻었습니다. 9·11 이후 기내 반입이 금지되며 핵심 제품(맥가이버 칼)이 위기에 처한 빅토리녹스(Victorinox)가 시계·여행용품·향수로 사업을 넓혀 살아남은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⑤ 이끄는 용기를 낸다(Courage to Lead). 위 네 가지를 실천하려면 분기 실적의 압박이나 관행에 맞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CVS의 담배 철수 결정도, 빅토리녹스의 무해고 원칙도 모두 경영진의 용기에서 나왔습니다.

HR 담당자를 위한 시사점

  • 평가 지표를 다시 본다 — 분기 성과·순위 같은 유한 지표만으로 인재를 줄 세우면 신뢰·협력·혁신이 깎입니다. 학습·협업·장기 기여를 함께 측정하는 지표를 설계하세요.
  • 심리적 안전을 제도화한다 — '신뢰하는 팀'은 구호가 아니라 실수를 보고해도 불이익이 없다는 경험의 축적입니다. 1:1 면담, 사후 회고(retrospective)에서 책임 추궁 대신 학습에 초점을 두세요.
  • 대의명분을 채용·온보딩에 녹인다 — 진단·면접에서 '왜 이 일을 하는가'를 확인하고, 입사 후에도 조직의 명분과 개인의 일을 연결해 주면 단기 보상으로는 살 수 없는 몰입이 생깁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