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MRI, 버크-리트윈 모델 활용법

HR Insight
2025.8.15

"우리 회사,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조직의 MRI, 버크-리트윈 모델 활용법

HR/조직문화 담당자님, 혹시 이런 고민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 "분명 좋은 제도를 도입했는데, 왜 직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할까요?"

  • "열심히 소통 행사를 열어도, 왜 조직의 활력은 살아나지 않을까요?"

  • "높은 퇴사율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요? 연봉만의 문제일까요?"

이처럼 조직의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표면적인 현상만으로는 근본 원인을 찾기 어렵습니다. 마치 원인 모를 통증에 진통제만 먹는 것과 같죠.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조직의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촬영하는 '조직의 MRI', 버크-리트윈(Burke-Litwin) 모델입니다.

오늘은 이 강력한 진단 도구를 활용해 우리 조직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성공적인 변화 관리의 첫걸음을 떼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핵심 진단: 우리 조직은 '체질 개선'이 필요한가, '업무 방식 개선'이 필요한가?

버크-리트윈 모델은 조직의 문제를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봅니다. 이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 변혁적 요인 (날씨와 같음):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는 거대한 흐름입니다. '조직의 체질' 그 자체죠. 리더십, 전략, 문화처럼 근본적인 요소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날씨가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뀌듯, 이 요인이 흔들리면 조직 전체가 위태로워집니다.

  • 거래적 요인 (일상의 기후와 같음): 매일의 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무적 시스템입니다. **'업무 방식'**과 가깝습니다. 평가/보상 제도, 업무 프로세스, 부서 분위기 등이 포함됩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변혁적 요인'이 '거래적 요인'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즉, 회사의 전략(변혁)이 바뀌지 않았는데 평가 제도(거래)만 바꾼다면, 직원들은 혼란을 느끼고 제도는 뿌리내리지 못합니다.

 

Step 1. 변혁적 요인 진단: 우리 조직의 '뿌리'는 건강한가?

성과가 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부분 여기에 있습니다. 다음 4가지 질문을 통해 우리 조직의 뿌리를 점검해 보세요.

진단 영역

HR/조직문화 담당자의 질문

  ① 외부 환경(경영환경)

  "급변하는 시장과 경쟁 환경에 우리 회사는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는가?"

  ② 미션과 전략

  "회사의 비전과 전략이 명확하며, 모든 구성원에게 제대로 공유되고 있는가?"

  ③ 리더십

  "경영진은 일관된 메시지로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는가?"

  ④ 조직 문화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실제 구성원들이 일하는 방식 사이에 괴리는 없는가?"                 

만약 이 질문들에 자신 있게 "Yes"라고 답하기 어렵다면, 우리 조직은 단기적인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Step 2. 거래적 요인 진단: 우리 조직의 '시스템'은 잘 작동하는가?

변혁적 요인이라는 큰 방향성 아래, 일상의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점검할 차례입니다. HR 담당자에게는 매우 익숙한 영역이죠.

진단 영역

HR/조직문화 담당자의 질문

  ⑤ 조직구조

  "현재의 조직 구조가 회사의 전략을 실행하는 데 효과적인가? 부서 간 협업은 잘 되는가?"

  ⑥ 운영관리

  "관리자(팀장)들은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주고, 공정하게 성과를 관리하는가?"

  ⑦ 시스템

  "우리의 평가, 보상, 승진 제도는 회사의 전략과 문화를 뒷받침하고 있는가?"

  ⑧ 업무분위기(팀문화)

  "구성원들은 자신의 팀 안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며,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가?"

  ⑨ 과업과 역량

  "구성원들은 자신의 직무를 수행할 적절한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회사는 성장을 지원하는가?"

거래적 요인의 문제들은 비교적 눈에 잘 띄지만, 이 문제들 역시 상위의 변혁적 요인에서 비롯된 '결과'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론: 성공적인 변화는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됩니다

HR/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우리는 수많은 제도를 기획하고 실행합니다. 하지만 왜 어떤 시도는 성공하고 어떤 시도는 실패할까요?

버크-리트윈 모델은 그 답을 알려줍니다. 문제의 진짜 원인이 '변혁적 요인'에 있는데, '거래적 요인'만 건드리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 (X) 잘못된 접근: 퇴사율이 높으니 보상 제도를 손보자.

  • (O) 올바른 접근: 퇴사율의 원인을 진단해보니, 회사의 불투명한 비전(전략)과 리더십에 대한 불신(리더십)이 핵심이었다. 따라서 리더십 코칭과 전사 비전 워크숍을 우선 진행하고, 이에 맞춰 평가/보상 제도를 개선하자.

이처럼 버크-리트윈 모델을 활용한 체계적인 조직 진단은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입니다. 진단을 통해 문제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해야만, 가장 효과적인 변화 관리 솔루션을 설계하고 성공적인 조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조직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제도 도입이 아니라, 우리 조직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정확한 진단'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