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모아도 팀은 강해지지 않는다." 경영학자이자 전직 CEO인 마거릿 헤퍼넌(Margaret Heffernan)이 2015년 TEDWomen 무대에서 던진 이 문장은, 사실 사람이 아니라 닭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출발합니다. 퍼듀대학교의 진화생물학자 윌리엄 뮤어(William Muir)가 1996년 Poultry Science에 발표한 집단 선발 실험이 그것입니다. 헤퍼넌은 이 실험을 양계장 밖으로 끌어내 하나의 조직 모델로 이름 붙였습니다. 개인 성과가 가장 뛰어난 사람만 골라 모으면 조직 전체가 강해진다는 믿음, 이른바 슈퍼치킨 모델입니다. 우리 대부분의 인사 제도는 지금도 조용히 이 믿음 위에 서 있습니다. 핵심인재를 식별하고, 상대평가로 순위를 매기고, 상위 몇 퍼센트에 보상을 몰아줍니다. 뮤어의 닭장에서 벌어진 일은 그 믿음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결과였습니다.
아홉 마리씩, 두 개의 닭장
뮤어의 실험 설계는 단순합니다. 닭장 두 개에 각각 아홉 마리의 암탉을 넣습니다. 한쪽은 집단 전체가 평균적으로 잘 낳던 평범한 무리를 그대로 둡니다. 다른 한쪽은 여러 닭장을 뒤져 개체 단위로 산란량이 가장 많았던 암탉만 골라 모읍니다. 이른바 슈퍼 무리입니다. 그리고 각 무리에서 다시 가장 생산성이 높은 개체를 골라 번식시키는 방식으로 여러 세대를 이어갑니다. 개인 성과 기준의 선발을 세대 단위로 반복한 셈입니다.
결과는 두 닭장에서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평범한 무리는 아홉 마리가 모두 살아남았고, 깃털은 온전했으며, 산란량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늘었습니다. 반면 개체 성과 1등만 모아놓은 슈퍼 무리에서는 아홉 마리 중 여섯 마리가 죽었습니다. 살아남은 세 마리는 깃털이 거의 다 뽑힌 상태였습니다. 죽인 것은 질병도 사료 부족도 아니었습니다. 서로였습니다. 개체 산란량이라는 단일 지표로 최고를 골라내자, 실제로 선발된 형질은 "알을 잘 낳는 능력"이 아니라 "같은 닭장의 다른 닭을 억누르는 능력"이었던 것입니다. 생산성은 개체의 속성이 아니라 무리 안에서의 관계의 결과였고, 관계를 무시한 선발은 관계를 파괴하는 개체를 골라냈습니다.
헤퍼넌이 강연에서 조직에 옮겨 놓은 질문은 여기서 나옵니다. 우리는 회사에서 매년 이 선발을 반복하고 있지 않습니까. 개인 실적 순으로 줄을 세우고, 승진과 보상을 상위권에 몰아주고, 그 사람들을 한 팀에 모아 "드림팀"이라 부릅니다. 뮤어의 닭장은 그렇게 모아 놓은 무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여러 세대에 걸쳐 보여준 셈입니다.
실험을 조직에 옮길 때 지켜야 할 선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뮤어 본인은 자신의 연구가 조직론으로 과도하게 확장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퍼듀대 동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유전학의 영역뿐이며, 연구자가 자기 전문 분야 밖으로 멀리 나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습니다. 닭의 집단 선발 실험이 인간 조직의 인사 제도를 직접 증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닭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슈퍼치킨 모델이 사람의 조직에서도 실제로 값비싼 선택인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무엇을 보여주는지를 이어서 확인하는 편이 HR 담당자에게 훨씬 쓸모 있습니다. 은유는 문제를 보게 해 주지만, 제도를 바꾸는 근거는 데이터여야 합니다.
스타 한 명의 값, 독성 인재 한 명의 값
마이클 하우스먼(Michael Housman)과 딜런 마이너(Dylan Minor)는 11개 기업, 5만 명이 넘는 직원 데이터를 분석해 2015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워킹페이퍼 Toxic Workers를 내놓았습니다. 두 사람은 두 가지 인사 전략의 금전적 가치를 같은 자로 재 보았습니다. 하나는 상위 1% 생산성의 스타를 채용하는 것, 다른 하나는 독성 행동으로 해고에 이르는 직원 한 명을 애초에 걸러내는 것입니다.
결과는 비대칭이었습니다. 상위 1%의 스타를 평범한 직원 대신 채용했을 때의 가치는 약 5,303달러로 추정된 반면, 독성 인재 한 명을 피했을 때의 절감액은 약 12,489달러였습니다. 두 배를 넘습니다. 참고로 상위 5% 스타는 약 3,875달러, 상위 10%는 약 3,251달러, 상위 25%는 약 1,951달러였습니다. 어느 구간을 골라도 독성 인재 회피가 이깁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저자들이 붙인 단서입니다. 12,489달러는 해당 직원과 그로 인해 함께 이탈한 동료들의 대체 비용만 계산한 값이며, 소송과 규제 제재, 사기 저하 같은 비용은 빠져 있습니다. 즉 이 숫자는 상한이 아니라 하한입니다. 조직의 실제 손실은 이보다 큽니다. 뒤집어 말하면, 채용 예산을 "더 뛰어난 한 명을 찾는 데" 쓸지 "주변을 무너뜨릴 한 명을 거르는 데" 쓸지는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수익률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성과는 사람 안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 있다
그렇다면 성과는 어디에 있을까요. 애니타 울리(Anita Woolley)와 MIT의 토머스 말론(Thomas Malone) 연구진은 2010년 Science에 실린 연구에서 699명을 192개 팀으로 나누어, 팀이 서로 다른 종류의 과제들을 얼마나 잘 푸는지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팀마다 일관되게 나타나는 요인이 관찰되었고, 연구진은 이를 집단지능 요인(c)이라 불렀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집단지능이 구성원 개인 지능의 평균이나 최고치와는 약하게만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대신 세 가지와 뚜렷하게 연결되었습니다. 첫째, 구성원의 사회적 민감성(상대의 표정에서 마음을 읽는 검사로 측정)이 높을수록 집단지능이 높았습니다. 둘째, 발언이 소수에게 쏠리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고르게 분포할수록 높았습니다. 셋째, 팀 내 여성 비율이 높을수록 높았는데, 이는 여성이 사회적 민감성 점수에서 더 높게 나타난 것과 연결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이 연구는 상관을 보여주는 설계이며, 이후 학계에서 해석을 둘러싼 논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실무자에게 남는 함의는 분명합니다. 팀 성과를 올리려고 개인의 머리를 한 명씩 더 좋은 사람으로 교체하는 것은, 적어도 이 데이터 안에서는 가장 효율이 낮은 접근이라는 것입니다. 누가 있느냐보다 그 사람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가 결과를 더 많이 설명했습니다.
커피 브레이크를 바꿨더니 처리시간이 줄었다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은 측정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올 법합니다. MIT 인간역학연구소의 알렉스 펜틀런드(Alex "Sandy" Pentland)는 이를 장비로 풀었습니다. 연구진은 직원들에게 목소리 톤, 대화 상대, 몸의 움직임 같은 상호작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소시오메트릭 배지를 착용시켰습니다. 누적 약 2,500명이 6주 단위로 참여했습니다.
2012년 Harvard Business Review에 실린 결과에서, 한 은행 콜센터의 팀들은 같은 업무와 같은 지표를 쓰는데도 성과 편차가 컸습니다. 배지 데이터가 짚어낸 최고의 예측 변수는 회의 안이 아니라 회의 밖에서의 에너지와 참여도였습니다. 이 두 가지가 팀별 달러 생산성 편차의 3분의 1을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의 처방은 제도 개편이 아니라 휴게 시간표 수정이었습니다. 한 명씩 돌아가며 쉬던 방식을 팀 전원이 동시에 커피 브레이크를 갖는 방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표준적인 효율 관리 상식에는 어긋나는 제안이었지만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평균 처리시간(AHT)이 하위 성과 팀에서 20% 넘게 줄었고, 센터 전체로는 8% 줄었습니다. 직원 만족도는 10% 넘게 오른 곳도 있었습니다. 이 관리자는 25,000명이 일하는 10개 콜센터 전체로 휴게 시간표를 바꾸면서 연 1,500만 달러의 생산성 향상을 전망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비용입니다. 채용을 바꾼 것도, 평가 제도를 손본 것도, 교육에 투자한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겹치게 만든 것이 전부였습니다. 헤퍼넌이 강연에서 사회적 자본을 두고 벽돌이 아니라 그 사이의 모르타르에 비유한 것과 정확히 같은 지점입니다. 벽돌을 더 비싼 것으로 바꾸는 데 예산을 쓰는 동안, 모르타르는 대개 아무도 관리하지 않습니다.
리더십이란 "모두가 함께 가장 용감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활동"입니다.
Margaret Heffernan (2015), TEDWomen "Forget the pecking order at work"
스타는 옮겨 심으면 시든다
슈퍼치킨 모델의 또 다른 전제는 "뛰어난 개인은 어디서든 뛰어나다"는 이동 가능성 가정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는 이 가정을 정면으로 검증했습니다. 그는 월가 투자은행의 스타 애널리스트 1,000명 이상을 10년에 걸쳐 추적하고 200건이 넘는 인터뷰를 수행해 Chasing Stars(2010)로 정리했습니다.
결론은 스카우트 시장의 상식과 반대였습니다. 회사를 옮긴 스타 애널리스트는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성과 하락을 겪었고, 그 하락은 여러 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원인은 실력의 소멸이 아니었습니다. 이전 회사의 자원, 프로세스, 조직 문화, 동료 네트워크가 그 사람의 성과를 떠받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명함에 적힌 성과의 상당 부분은 개인이 아니라 그 사람이 속해 있던 시스템의 것이었던 셈입니다.
예외도 분명했습니다. 팀과 함께 이동한 스타, 더 나은 플랫폼을 가진 회사로 옮긴 스타, 그리고 여성 스타는 상대적으로 성과를 잘 유지했습니다. 팀과 함께 움직인 경우가 예외였다는 사실이 오히려 핵심을 다시 확인해 줍니다. 옮겨야 성과가 따라오는 단위는 개인이 아니라 관계였습니다. 경력 채용 면접에서 "무엇을 해내셨습니까"만 묻고 "그때 곁에 누가 있었고, 그 조직은 무엇을 해 주었습니까"를 묻지 않는다면, 우리는 시스템의 성과를 개인의 실력으로 착각하며 값을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협력을 무조건 늘리면 되는가
여기서 반대 방향의 함정을 짚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슈퍼치킨 모델의 해독제가 "협업 늘리기"라고 단순하게 결론 내면, 조직은 또 다른 비용을 떠안습니다. 롭 크로스(Rob Cross), 렙 리벨(Reb Rebele),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 2016년 Harvard Business Review의 "Collaborative Overload"에서, 관리자와 직원이 협업 활동에 쓰는 시간이 50% 이상 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문제는 그 부담의 분포입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부가가치를 만드는 협업의 20~35%가 직원의 3~5%에서 나옵니다. 도움을 잘 주는 소수에게 요청이 집중되고, 그 사람들은 정작 자기 일을 할 시간을 잃습니다. 결국 조직에서 가장 협력적인 사람이 가장 먼저 소진되고, 가장 먼저 떠납니다. 사회적 자본을 쌓겠다며 회의와 협업 채널만 늘리는 것은, 모르타르를 바르는 대신 바르는 사람 몇 명을 갈아 넣는 일에 가깝습니다.
즉 방향은 "협업량 증대"가 아니라 "상호작용의 재분배"입니다. 펜틀런드의 콜센터에서 효과를 낸 것도 협업 회의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휴게 시간을 겹치게 조정해 상호작용이 팀 전체에 고르게 퍼지도록 만든 일이었습니다. 울리 연구에서 집단지능과 연결된 것도 발언 총량이 아니라 발언의 분포였습니다. 두 연구가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HR 담당자를 위한 3가지 실행
- 1. 채용 예산의 무게중심을 "최고 찾기"에서 "최악 거르기"로 옮기십시오: 상위 1% 스타 채용의 가치가 약 5,303달러, 독성 인재 한 명 회피의 가치가 약 12,489달러라는 추정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스타 서칭에 쓰는 시간과 비용의 일부는 레퍼런스 체크와 행동 기반 인터뷰, 동료 영향력 평가로 옮기는 편이 수익률이 높습니다. 진단을 도입한다면 "누가 가장 뛰어난가"만이 아니라 "이 사람이 팀에 들어갔을 때 주변의 성과가 오르는가 내리는가"를 함께 보도록 설계하십시오.
- 2. 평가 지표에 "주변 효과"를 한 줄 넣으십시오: 개인 실적만 측정하면 뮤어의 닭장과 같은 형질을 선발하게 됩니다. 동료에게 준 도움, 지식 공유, 후배의 성장 기여처럼 혼자서는 올릴 수 없는 항목을 평가와 승진 기준에 명시적으로 포함하십시오. 다만 이때 반드시 협업 부하를 함께 봐야 합니다. 도움 요청이 특정 소수에게 몰리고 있지 않은지, 그 사람의 몰입 시간이 남아 있는지를 같이 측정하지 않으면 가장 협력적인 직원부터 잃게 됩니다.
- 3. 제도보다 먼저 시간표를 보십시오: 콜센터의 개선은 새 제도가 아니라 휴게 시간 조정에서 나왔습니다. 팀이 동시에 쉬는 시간이 있는지, 회의 사이에 비공식 대화가 가능한 여백이 있는지, 원격과 사무실 근무일이 팀 단위로 겹치는지를 점검하십시오.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 이번 분기 안에 실행 가능한 개입은 대개 이 영역에 있습니다. 조직 진단을 할 때도 개인 역량 점수와 함께 팀 내 상호작용의 분포를 지표로 남겨 두면, 다음 개편의 근거가 데이터로 축적됩니다.
슈퍼치킨 모델이 끈질기게 살아남는 이유는 그것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개인 순위는 측정하기 쉽고, 설명하기 쉽고, 책임 소재가 분명합니다. 반면 사람 사이의 관계는 측정이 번거롭고 성과 귀속이 애매합니다. 그러나 뮤어의 닭장부터 월가의 애널리스트, 은행 콜센터의 휴게 시간표까지, 데이터는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조직의 성과는 가장 뛰어난 개인들의 합이 아니라, 그 사람들 사이에 무엇이 오갔는가의 결과입니다. 올해 인사 제도에서 한 가지만 바꿀 수 있다면, 더 뛰어난 벽돌을 찾는 일보다 모르타르를 관리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참고 자료
- Margaret Heffernan, "Forget the pecking order at work", TEDWomen (2015)
- "Down with the Pecking Order", Purdue Alumnus (William Muir 실험 및 본인 인터뷰)
- Michael Housman & Dylan Minor, "Toxic Workers", Harvard Business School Working Paper 16-057 (2015)
- Woolley, Chabris, Pentland, Hashmi & Malone, "Evidence for a Collective Intelligence Factor in the Performance of Human Groups", Science (2010)
- Alex "Sandy" Pentland, "The New Science of Building Great Teams", Harvard Business Review (2012)
- Boris Groysberg, "Chasing Stars: The Myth of Talent and the Portability of Performa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0)
- Rob Cross, Reb Rebele & Adam Grant, "Collaborative Overload", Harvard Business Review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