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는 왜 직장에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될까?
저는 정말 내향적인 성격이에요.
사람 많은 북적거리는 곳 보다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죠.
모임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있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직장에서 종종 오해를 받았어요.
아무래도 회사는 여럿이 함께하는 곳이니 적극적이고 두루두루 관계도 잘 하는 사람들을 원하니까요.
그래서 저도 먼저 다가가기도 하고, 떨리지만 대로는 나서기도 하며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익숙해졌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를 활발한 사람으로 알아요.
하지만 아직도 전 혼자 있고 조용한게 좋은데, 그럼 진짜 제 성격은 어떤 걸까요?
Q. 직장에서 다른 사람이 되는 것, 안 좋은 건가요?
연구진은 흥미로운 실험을 했어요.
여러 사람들과 교류가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직장인들에게 웨어러블 센서를 부착한 뒤,
사람들과 얼마나 많은 교류를 하는지 관찰하며, 그들의 심리 변화를 체크했어요.
그런데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예상과 다르게 활발하게 교류하는 사람일수록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낮고,
번아웃 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죠. 직장생활 만족도에 중요한 것은 많은 교류가 아니었어요.
얼만큼 깊은 교류를 맺는지였죠.
직장에서는 온전한 내 모습으로 생활하기 어려울 때가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길어질수록 내 모습이 아닌 시간도 길어지고,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죠. 킹 교수는 '관계의 질' 이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진짜 나의 본 모습으로 생활하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여러분도 진짜 내 모습으로 생활하고 싶다고요?
상황이 그게 안되니까 고민하는 거 아니냐고요?
맞아요. 사실 우리는 조직의 분위기나 리더의 성향, 업무에 나를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죠.
실제 나와 다른 모습들, 이를 페르소나라고 하는데요.
원래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역할이나 감정에 따라 바꿔쓰는 가면을 부르는 단어였어요.
시림학자 칼 융은 사람들은 각자 천 개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으며. 상황에 맞게 꺼내어 쓴다고 말했죠.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도 하죠.
원래 다른 사람에게 큰 관심이 없고 무뚝뚝한 사람도,
리더가 되면 조직을 잘 이끌기 위해 팀원들에게 관심을 가지려 노력할 거에요.
계획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도 회사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되면
평소보다 여러 번 검토하면 신중을 기하게 되죠.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부자연스럽거나 나쁘다고 이야기하지 않아요.
심리학자들은 오히려 이러한 상황은 우리의 자아를 확장하는 기회가 된다고 말합니다.
내성적이었던 사람이 계속 발표를 하며 점점 남 앞에 서는 게 익숙해지거나,
조심성이 없던 사람이 중요한 업무를 통해 점점 신중함을 배우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쉽게 적응하는 분들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이러한 변화 자체가 어려운 분들도 있을 거에요.
그럴 땐 변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겠죠.
실제 나와 역할 사이에 차이가 클수록 그 스트레스는 더 커질거고요.
Q. 어떻게 나의 성격과 다른 역할들을 행복하게 수행할 수 있을까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때로는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더 힘들게 만들어요.
가면을 바꿔 쓴다고 내가 아닌 건 아니잖아요.
가면을 골라서 쓰는 주체는 언제나 나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어쩔 수 없는걸' 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봐주면 좋겠다!' 는
나의 바람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걸, 나의 주도적인 변화로 받아들여 주세요.
천천히 접근해주세요.
어떤 상황이, 왜 어려운지 내면의 상황과 감정에 집중해주세요.
상대방에게 처음부터 완벽하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기 보다는 때로는 힘을 좀 빼고,
솔직한 나의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혼자 속으로 걱정하는 대신,
걱정하고 있는 나의 마음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상대에게도 알려주는 거죠.
때로는 상대방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도 좋아요.
회복 틈새를 주세요.
나에게 가장 편한 옷을 입고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에요.
원래 내향적이라면, 퇴근 후 혹은 휴식 시간에 잠깐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거죠.
반대로 원래 외향적인 분들이 직장에서 차분하게 생활해야 했다면,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며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죠.
긴장을 풀고 나의 성격을 마음껏 발휘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잊지 마세요!
나와 다른 모습이 아니라, 나의 여러 가지 모습이라는 거 성격은 50%가 유전이고 50%는 환경이라고 했잖아요.
지금 나는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50%를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그럼 좀 더 자연스럽게 나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