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경영① :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전략의 서막 (연재 1/5)
들어가며: 거대한 전환의 시작
역사는 종종 특정 사건을 계기로 큰 흐름의 변화를 맞이합니다. 1973년 석유 파동은 에너지 자원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경영학의 초점을 효율성 중심의 '관리'에서 환경 변화 대응과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이동시켰습니다[*1]. 그리고 지금, 우리는 또 다른 거대한 전환의 입구에 서 있습니다. 2020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ChatGPT, DeepSeek과 같은 생성형 AI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곡점(Inflection Point)'이 되고 있습니다[*2]. 특히 AI 분야는 학문적 반감기가 1년에 불과할 정도로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어[*1],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안주하는 기업은 순식간에 도태될 수 있습니다. 이제 경영의 중심축은 '전략'을 넘어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모든 기업은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생존 및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본 연재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AI 시대의 경영 전략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AI, 경영의 모든 것을 바꾸다
AI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이나 전문가의 영역이 아닙니다. ChatGPT가 출시 5일 만에 100만 사용자를 돌파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오픈소스 AI 모델 DeepSeek이 등장하면서 AI는 놀라운 속도로 우리의 일상과 비즈니스 현장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AI의 대중화는 단순히 편리한 도구가 하나 더 생긴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재편, 인재 요구의 변화, 교육 시스템의 혁신, 나아가 글로벌 경쟁 구도와 국제 정치 지형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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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구조의 지각 변동: AI는 기존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융합 산업의 탄생을 촉진합니다. 제조업에서는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가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금융업에서는 AI가 투자 분석과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을 수행합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AI가 질병 진단과 신약 개발에 기여하며, 유통업에서는 AI가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를 최적화합니다. 이처럼 AI는 산업 전반에 걸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기존 기업들은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라는 생존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cKinsey Global Institute)는 생성형 AI가 연간 2조 6천억 달러에서 4조 4천억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그 잠재력을 강조했습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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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확보 전쟁: AI 기술을 이해하고 이를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히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AI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획할 수 있는 'AI 경영' 전문가, 즉 AI 박사급 인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1]. 이에 따라 전 세계 대학들은 경쟁적으로 AI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기존 교육 과정을 AI 중심으로 개편하며 미래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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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 과거 기업의 성공은 주로 시장 환경(Environment) 분석을 통한 기회 포착이나, 경쟁사보다 우월한 자원(Resource) 확보에 달려있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이러한 외적 요인만으로는 지속적인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핵심은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활용하여 기업 내부의 **작동 방식, 즉 '메커니즘(Mechanism)'**을 어떻게 설계하고 끊임없이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1]. 이는 기업의 의사결정 방식, 조직 문화, 업무 프로세스, 가치 창출 방식 등 경영의 모든 측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AI 시대, 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가?
과거 산업화 시대의 표준화, 효율성 중심의 전략이나 정보화 시대의 속도, 네트워크 중심의 전략은 AI 시대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환경에 더 이상 들어맞지 않습니다. AI는 기업이 경쟁하는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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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의사결정: AI는 인간의 직관이나 경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숨겨진 패턴과 통찰력을 발견해냅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시장 예측, 고객 분석, 운영 최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교하며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브린욜프슨(Brynjolfsson)과 맥아피(McAfee)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생산성과 시장 가치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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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초개인화된 고객 경험: AI는 고객의 구매 이력, 행동 패턴, 선호도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개개인의 니즈와 상황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맞춤형 제품,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극대화하는 강력한 경쟁 무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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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 AI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나 대규모 데이터 처리 업무를 자동화하여 인간 직원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인간의 강점과 AI의 강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협업 모델로 발전할 것입니다.
이처럼 AI는 경영의 모든 영역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기업은 이러한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고 AI 시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적 방향을 설정해야 합니다.
AI시대 경영② 미리보기
AI가 가져온 경영 환경의 거대한 변화와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을 심도 있게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격변의 시대에 기업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진단하고 미래 전략 수립의 나침반이 되어줄 핵심 분석 도구, SER-M 모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주체(Subject), 환경(Environment), 자원(Resource), 그리고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메커니즘(Mechanism)이라는 네 가지 렌즈를 통해 기업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을 분석하고 AI 시대에 나아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주석
[*1]: 조동성 (2025). AI시대의 경영전략 강의 자료, 서울과학종합대학원.
[*2]: 조동성 (2023. 2. 13). "나는 질문한다. 고로 존재한다." 조선일보 시론.
[*3]: McKinsey Global Institute (2023). The economic potential of generative AI: The next productivity frontier.
[*4]: Brynjolfsson, E., & McAfee, A. (2014). The Second Machine Age: Work, Progress, and Prosperity in a Time of Brilliant Technologies. W. W. Norton & Comp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