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수함을 잠항시킬 의도입니다." 미 해군 잠수함 USS 산타페의 장교들이 함장에게 하던 보고 문장입니다. 원래 해군의 표준 문장은 "잠항 허가를 요청합니다"였습니다. 단어 몇 개를 바꾼 이 사소해 보이는 변화가, 함대 최하위였던 잠수함을 최상위로 끌어올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함장이었던 데이비드 마르케(L. David Marquet)는 이 경험을 『턴 디 십 어라운드!(Turn the Ship Around!)』로 정리했고, 이후 그의 강연 영상과 후속작 『리더십은 언어다(Leadership Is Language)』는 전 세계 리더십 교육의 단골 교재가 되었습니다. 이 글은 그가 말하는 의도 기반 리더십(Intent-Based Leadership)을 HR 담당자의 언어로 옮겨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권한위임은 제도가 아니라 문장에서 시작됩니다.
33명이 목숨을 잃은 배에서 오간 말
마르케가 두 번째 책의 첫 장을 어떤 사고로 여는지 보면, 그가 무엇을 문제로 보는지가 선명해집니다. 2015년 10월 1일, 미국 화물선 엘파로(El Faro)호가 허리케인 호아킨의 경로로 들어가 침몰했습니다. 승선자 33명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2017년 12월에 내놓은 최종 조사 결과의 핵심은 기계 결함이 아니었습니다. 조사위는 침몰의 직접 원인으로 선장이 허리케인을 회피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최신 기상 정보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승무원 집합 지시가 늦었다는 점을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사고에 기여한 요인으로 선교(bridge) 자원 관리의 실패, 구체적으로는 선장이 항해사들의 제안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을 함께 지적했습니다.
당시 상황은 더 뼈아픕니다. 항해사들은 배를 더 남쪽으로 돌려 폭풍을 피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습니다. 선장은 오래된 기상 정보를 근거로 폭풍의 경로와 교차하는 항로를 유지했습니다. NTSB 위원장 로버트 섬월트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선장이 왜 허리케인 경로로 항해하는 것에 대한 승무원들의 우려에 귀 기울이지 않았는지, 왜 위험한 기상에서 벗어나는 더 안전한 항로를 택하지 않았는지 우리는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조직 관점의 질문 하나가 남습니다. 승무원들은 알고 있었고, 말했고, 그럼에도 배는 폭풍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보가 부족했던 것이 아닙니다. 정보가 위로 전달되었지만, 그 정보가 결정을 바꿀 만큼의 무게를 갖지 못했습니다. 선교의 승무원들은 선장의 권위와 경력에 기대어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았습니다.
HR 담당자라면 이 장면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조직 진단에서 "실무자는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응답과 "그래서 의사결정이 바뀌었는가"라는 응답 사이의 간극은, 거의 모든 회사에서 발견되는 격차입니다.
함대 최하위 잠수함에서 벌어진 일
마르케의 이야기는 정반대 방향입니다. 1998년, 그는 예정에 없던 함정의 함장으로 부임합니다. 원래 1년 넘게 준비했던 배는 USS 올림피아였는데, 갑자기 전혀 다른 함급인 USS 산타페를 맡게 된 것입니다. 산타페는 당시 함대에서 가장 성적이 나쁜 잠수함이었습니다.
부임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사건이 터집니다. 원자로 고장 상황을 가정한 훈련 중, 마르케는 그 함급에서는 실행할 수 없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조타수는 명령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잠시 머뭇거렸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당직 장교가 그 명령을 그대로 복창했습니다.
마르케가 깨달은 것은 자기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의 구조였습니다. 승무원들은 틀린 명령이라도 따르도록 훈련되어 있었습니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복종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었습니다. 그가 자신의 경력 전체를 걸고 배워 온 리더-팔로워(leader-follower) 모델이, 함장이 틀리는 순간 배 전체를 틀리게 만드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그는 해군 전체에 퍼져 있던 이 모델을 포기하고, 모든 구성원이 리더로 행동하는 리더-리더(leader-leader) 방식을 택했습니다. 결과는 본인의 기록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산타페는 함대 최하위에서 최상위로 올라섰고, 해군 내 최고 수준의 재복무율과 운용 평가를 기록했으며, 다른 어떤 잠수함보다 많은 장교와 부사관을 상위 직책으로 진출시켰습니다. 이후 산타페 출신 중 10명이 잠수함 함장이 되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산타페에 직접 승선한 뒤 이곳을 "내가 본 가장 임파워먼트가 잘 된 조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그가 바꾼 것이 제도나 조직도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손댄 것은 주로 보고할 때 쓰는 문장이었습니다.
"허락을 요청합니다"를 "나는 ~할 의도입니다"로
산타페에서 바뀐 문장은 이것 하나였습니다. 해군의 표준 보고 어법인 "~해도 되겠습니까(request permission to)"를 "나는 ~할 의도입니다(I intend to)"로 바꾼 것입니다.
마르케는 미 국방부 팟캐스트에서 이 장치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나는 배를 잠항시킬 의도입니다. 이것은 세 부분으로 된 진술입니다. 무엇을 하려는지, 그것이 왜 기술적으로 옳은지, 그리고 왜 우리가 그것을 하려고 하는지입니다."
L. David Marquet, THE LEADERSHIP LIST 팟캐스트, DVIDS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이 문장이 만드는 효과를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함장에게 무언가를 할 의도라고 말할 때, 그것은 엄청난 주인의식을 만들어 냅니다."
왜 그럴까요. 두 문장이 화자에게 요구하는 사고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허락을 요청합니다": 판단의 책임이 상급자에게 있습니다. 화자는 상황을 분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분석은 결재권자의 몫이고, 화자는 승인 여부만 기다리면 됩니다. 결과가 나빠도 화자의 판단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 "나는 ~할 의도입니다": 화자가 이미 판단을 끝냈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왜 기술적으로 타당한지, 왜 지금 그것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정리해야 문장이 완성됩니다. 상급자는 이제 결정자가 아니라 검토자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권한의 총량이 바뀐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함장은 여전히 거부할 수 있습니다. 바뀐 것은 생각의 소유권입니다. 조직도 한 줄도 고치지 않고, 결재선 하나도 없애지 않고, 문장 형식만 바꿔서 실무자가 판단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HR 현장에 그대로 옮겨 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이 채용 공고, 어떻게 할까요?"와 "이 공고는 경력 3년 이상으로 좁힐 의도입니다. 지난 3개 분기 지원자 중 3년 미만은 서류 통과율이 낮았고, 현업이 온보딩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이번 분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는 완전히 다른 보고입니다. 앞의 문장은 팀장의 시간을 쓰고, 뒤의 문장은 담당자의 역량을 키웁니다.
임파워먼트는 스위치가 아니라 다이얼입니다
여기서 많은 조직이 실수합니다. "이제부터 알아서 판단하세요"라고 선언하는 것이죠. 마르케는 이 접근을 명시적으로 경계합니다.
"임파워먼트는 전등 스위치가 아닙니다. 벽에 달린 온도조절기처럼 여러 단계로 돌릴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바랍니다."
L. David Marquet, THE LEADERSHIP LIST 팟캐스트, DVIDS
그가 제시하는 단계는 질문의 형태로 올라갑니다.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순서를 매깁니다. "자, 여기서 무엇이 보입니까?" 하고 관찰을 말하게 하는 것에서 시작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까?"로 해석을 묻고, "무엇을 하자고 권하겠습니까?"로 대안을 요구하고, 마지막에 "무엇을 할 의도입니까?"에 이릅니다.
이 사다리는 HR 관점에서 대단히 실용적입니다. 구성원마다, 사안마다 지금 올라설 수 있는 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입사 3개월 차 담당자에게 "무엇을 할 의도입니까"를 요구하면 그것은 위임이 아니라 방치입니다. 반대로 10년 차 실무자에게 매번 "무엇이 보입니까"만 묻는다면 그 사람은 곧 조직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즉 위임의 반대말은 통제가 아니라 획일적인 눈금입니다. 좋은 리더는 권한을 넘기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과 상황에 맞는 눈금을 고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눈금을 한 칸씩 올리는 대화가 바로 육성입니다.
권한만 넘기면 그것은 짐이 됩니다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권한을 넘기면 성과가 오른다"는 명제는 연구로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만, 무조건적이지는 않습니다.
임파워링 리더십에 관한 가장 널리 인용되는 메타분석은 리(Allan Lee), 윌리스(Sara Willis), 티안(Amy Wei Tian)이 2018년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에 발표한 연구입니다. 105개 표본을 종합한 이 분석은 임파워링 리더십이 개인 수준의 과업성과, 조직시민행동, 창의성 모두에 정적 효과를 가진다는 근거를 찾았습니다. 그 경로도 밝혔는데, 개인 수준에서는 리더에 대한 신뢰와 심리적 임파워먼트가 매개했고, 팀 수준에서는 팀 임파워먼트가 팀 성과로 가는 경로를 매개했습니다. 흥미롭게도 팀 수준의 지식공유는 유의한 간접효과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결론은 단순해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학계에서 반대편 증거도 나옵니다. 청(Minyoung Cheong) 등이 2016년 The Leadership Quarterly에 발표한 "임파워링 리더십의 두 얼굴: 살리기와 짐 지우기"는, 임파워링 리더십이 구성원의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살리는(enabling) 경로와 동시에, 특정 행동이 구성원의 직무 유발 긴장(job induced tension)을 높이는 짐 지우는(burdening) 경로를 함께 만든다고 보고합니다. 그리고 이 긴장이 임파워링 리더십의 긍정적 효과를 깎아먹습니다.
두 연구를 함께 놓으면 실무적 결론이 선명해집니다. 권한 이양 그 자체는 중립적인 행위입니다. 같은 "당신이 결정하세요"라는 말이, 어떤 사람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떠넘기기가 됩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권한과 함께 제공되는 두 가지입니다.
- 역량(competence): 판단에 필요한 기술적 지식이 있는가. 마르케가 산타페에서 한 일의 절반은 훈련이었습니다. 판단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판단을 넘기면 사고가 납니다.
- 명료성(clarity): 무엇이 좋은 결정인지에 대한 기준이 공유되어 있는가. 조직의 목적, 우선순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분명하지 않으면, 위임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뛰는 결과를 낳습니다.
마르케 본인도 같은 팟캐스트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의 존재를 전제로 못 박습니다. "그런 것들이 있었기에 제가 사람들에게 결정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없었다면 엉망이 되었을 겁니다."
실행의 언어와 사고의 언어를 구분하기
마르케는 2020년 후속작 『리더십은 언어다』에서 조직의 일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 레드워크(redwork): 실행하는 일입니다. 변동성을 줄이고, 정해진 대로 정확하게 반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기서는 "이대로 진행합시다"가 맞는 말입니다.
- 블루워크(bluework): 생각하는 일입니다. 변동성을 오히려 환영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꺼내 결정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기서는 "당신은 이 상황을 어떻게 봅니까"가 맞는 말입니다.
그의 진단은 많은 조직이 산업화 시대의 대본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시간에도 실행의 언어를 쓴다는 뜻입니다. 엘파로의 선교에서 벌어진 일이 정확히 그것이었습니다. 항로를 다시 판단해야 하는 블루워크의 순간에, 배는 레드워크의 언어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지시가 나갔고, 복창이 돌아왔고, 우려는 제안의 형태로만 남았습니다.
HR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회의를 시작하며 리더가 "제 생각에는 A가 맞는 것 같은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말하는 순간, 그 회의는 이미 블루워크에서 레드워크로 넘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A에 대한 찬반을 계산하기 시작하지, 상황을 다시 보지 않습니다. 마르케식으로 고치면 순서가 반대입니다. 리더가 자기 의견을 말하기 전에, 각자가 본 것을 먼저 꺼내게 하는 것입니다.
회의실에서 오늘 당장 바꿀 수 있는 것
마르케의 방식이 매력적인 이유는 예산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새 제도를 도입할 필요도, 시스템을 사는 일도 없습니다. 다음 회의에서 쓰는 문장만 바꾸면 됩니다. 다만 순서가 중요합니다.
첫째, 리더가 마지막에 말합니다. 의견을 먼저 내는 사람이 방의 판단 범위를 정해 버립니다. 특히 직급 차이가 클수록 그렇습니다. 엘파로 조사에서도 선교 승무원들이 더 강하게 주장하는 대신 선장의 권위와 경력에 기대었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회의 첫 5분 동안 리더가 자기 판단을 말하지 않는 규칙 하나만으로도 효과가 납니다.
둘째, 보고 양식을 "요청"에서 "의도"로 바꿉니다. 결재 문서, 슬랙 메시지, 주간 보고의 첫 줄을 "~해도 될까요"가 아니라 "저는 ~할 의도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로 쓰게 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시간도 더 걸립니다. 그러나 이 문장은 쓰는 사람에게 판단을 강제하기 때문에, 두세 달이 지나면 보고의 질 자체가 달라집니다. 리더의 일도 줄어듭니다. 결정을 대신 해 주는 대신 검토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사람마다 지금 서 있는 칸을 정하고 공유합니다. 온도조절기의 눈금을 리더 혼자 알고 있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업무는 당신이 권고까지 하고 결정은 제가 합니다", "이 업무는 당신이 의도를 말하면 저는 이의가 없는 한 그대로 갑니다"처럼 명시적으로 합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분기마다 눈금을 한 칸씩 올리는 대화를 합니다. 이것이 곧 개인별 육성 계획이 됩니다.
진단 데이터로 눈금을 정하는 법
세 번째 항목에서 대부분의 조직이 막힙니다. "이 사람은 지금 어느 칸에 서 있는가"를 리더의 감으로만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감으로 정한 눈금은 두 가지 방향으로 틀립니다. 리더가 과대평가하면 방치가 되고, 과소평가하면 유능한 사람이 답답해하다가 나갑니다.
여기가 역량 진단 데이터가 실제로 쓰이는 지점입니다. 진단 결과를 등급이나 순위로만 소비하면 남는 것이 없지만, 위임 눈금을 정하는 근거로 쓰면 전혀 다른 도구가 됩니다.
- 역량 축: 해당 직무의 기술적 판단 역량이 어느 수준인지를 봅니다. 마르케가 말한 "역량"에 해당합니다. 여기가 낮은데 의도 단계를 요구하면 짐 지우기가 됩니다. 청 등(2016)이 말한 직무 유발 긴장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조건입니다.
- 자기인식 축: 360도 다면진단에서 자기평가와 타인평가의 격차를 봅니다. 격차가 큰 사람은 스스로 판단할 준비가 되었다고 믿지만 주변은 동의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 경우 의도 단계로 바로 올리기보다, 관찰과 권고를 말로 꺼내게 하는 단계에서 피드백을 축적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맥락 축: 같은 사람도 업무에 따라 눈금이 다릅니다. 익숙한 영역에서는 의도 단계로, 처음 맡는 영역에서는 권고 단계로 설정하는 식의 이원 운영이 현실적입니다.
이렇게 보면 진단은 사람을 평가하는 활동이 아니라, 권한을 얼마나 넘길지 정하는 활동이 됩니다. 그리고 이 용도로 쓸 때 진단 결과에 대한 구성원의 수용도도 올라갑니다. 자기를 판정하는 점수가 아니라, 자기가 받을 재량의 크기를 정하는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한 문장이 조직을 바꾼다는 말의 진짜 의미
마르케의 이야기가 종종 오해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말투를 바꾸면 조직이 바뀐다"는 식의 단순한 교훈으로 소비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가 산타페에서 한 일은 문장 하나를 바꾼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이 성립하도록 나머지를 전부 손본 것에 가깝습니다. 승무원이 "나는 ~할 의도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 판단에 필요한 기술 지식이 있어야 하고, 무엇이 좋은 결정인지에 대한 기준이 공유되어야 하고, 틀렸을 때 처벌받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문장부터 시작하는 데는 실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문장은 즉시 바꿀 수 있고, 바꾸는 순간 무엇이 없는지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담당자가 "저는 ~할 의도입니다"라고 쓰지 못하고 계속 "어떻게 할까요"로 돌아온다면, 그것은 문장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역량이 부족하거나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실패가 두렵다는 신호입니다. 셋 중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HR의 다음 일이 됩니다.
엘파로에서는 정보가 위로 올라갔지만 결정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산타페에서는 판단 자체가 아래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두 배의 차이는 장비가 아니라 문장이었습니다.
HR 담당자를 위한 시사점
- 보고 양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싼 리더십 개입입니다: "허락 요청"을 "의도 진술"로 바꾸는 데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실무자에게 판단을 강제하고 리더의 의사결정 부하를 줄입니다. 리더십 교육 과정의 실습 과제로 배치하기에도 적합합니다.
- 위임은 이분법이 아니라 눈금입니다: 관찰, 해석, 권고, 의도의 네 칸 중 구성원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리더와 구성원이 명시적으로 합의하게 하고, 그 합의를 원온원 기록에 남기도록 설계하십시오.
- 권한만 넘기면 성과가 아니라 긴장이 올라갑니다: 역량과 기준의 명료성 없이 재량만 늘리면 직무 유발 긴장이 커져 효과가 상쇄됩니다(Cheong et al., 2016). 위임 확대 정책은 반드시 교육과 의사결정 기준 문서화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 진단 결과의 용도를 재정의하십시오: 역량 진단과 360도 다면진단을 등급 산출이 아니라 개인별 위임 수준을 정하는 근거로 사용하면, 데이터의 활용도와 구성원의 수용도가 동시에 올라갑니다.
- 리더가 마지막에 말하게 만드십시오: 회의 운영 규칙 한 줄로 도입할 수 있으며, 직급 차이가 큰 조직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참고 자료
- My Story (L. David Marquet, davidmarquet.com)
- Transcript: THE LEADERSHIP LIST podcast, L. David Marquet, Turn The Ship Around! Episode Two (DVIDS, 미 국방부)
- NTSB, El Faro 침몰 사고 조사 결과 발표 (News4Jax, 2017)
- Lee, A., Willis, S., & Tian, A. W. (2018), Empowering leadership: A meta-analytic examination of incremental contribution, mediation, and moderation,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39(3), 306~325
- Cheong, M., Spain, S. M., Yammarino, F. J., & Yun, S. (2016), Two faces of empowering leadership: Enabling and burdening, The Leadership Quarterly, 27(4), 602~616
- Turn the Ship Around! (L. David Marquet) 및 Leadership Is Language (2020), davidmarquet.com